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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 이기호'를 읽고 나서독후감 2020. 4. 20. 15:23728x90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는 단편소설집이다.
아놔.. 이기호 장편소설인줄 알고 빌림ㅜㅜ
첨에 읽었던 이기호 소설
'차남들의 세계사'를 읽고 넘 재밌어서
장편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것도 장편이 아니었음
근데 어쨌든 이것도 재밌었다.
이 소설안에 단편 소설 제목들은 다 이름이 들어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최미진은 어디로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
오래전 김숙희는
등등
위에 써 놓은 것들이 다 단편 제목임
가장 좋았던 것은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와 '오래전 김숙희는'이다.
사실 얘네 둘은 한가지 이야기인데,
먼저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는
자신의 남편을 죽인 김숙희의 시점에서 박창수에게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김숙희는 한부모 가정의 자녀로
가난하게 자랐다.
거기다 크게 엄마의 사랑도 받지 못한 듯 보인다.
가난한 살림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알바를 시작했고, 거기서 10살 이상나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 남자는 소심해 보이고, 항상 같은 시간에 와서
햄버거를 시키며, 몰래 콜라에 팩소주를 타마시는 남자였다.
김숙희는 그 남자에게 콜라 대신 오렌지주스로 바꿔주면서 인연이 시작 됐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 남자는 김숙희에게 대학을 갈 것을 권했고,
성실히 일하며 김숙희를 금전적으로 도왔다.
대학 졸업 후 김숙희는 유치원에 취직하고 그 남자와 결혼한다.
처음 그 남자를 엄마에게 소개시키려 한 날
김숙희의 말이 참 슬펐다.
어머, 정말? 숙희야 잘됐다. 김서방 축하해.
엄마는 남편이 결혼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대뜸 그렇게 반응했다....중략...
나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솔직히 좀 기가 막혔다. 하나뿐인 딸이, 스물네 살에, 서른다섯살이나 된 남자에게, 그것도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이삿짐센터 직원에게 시집을 간다고 하는데, 어쩌면 저렇게 해맑을 수가 있을까? 어쩌면 저렇게 한순간의 반대도 없을까? 스물네 살의 나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원망스러웠지만, 또 한편 자연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엄마는 그때까지 나에게 그 무엇을 바란적도, 그 무엇을 시킨 적도, 그 무엇을 놓고 다투려고 한 적도 없었으니까. 해준 것이 없으니까 바라는 것도 없구나. 당시에 나는 엄마를 보면서 늘 그런 생각을 했다
사실 이 부분이 숙희가 살인을 하게된 계기가 아닐까?싶었다.
친엄마는 숙희에게 깊은 사랑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엄마에게 받은 게 없이 컸고,
물론 남편에게 많은 물질적인 것을 받았지만,
남편은 성실하고 숙희에게 충실했지만, 너무나 일상적으로 본인의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이었다.
바람을 핀다고 남편에게 고백하지만 남편은 묵묵히 자신의 일만을 한다.
어떤 책망도 하지 않는다.
그게 못견뎌서 죽였다고 한다.
물론 일상적인 평화로움이 주는 행복도 있지만,
그걸 넘어서 결핍이 채워지지 않았던게 아닐까
어쩐지 살인자에게 동정이 가는 이유다.
그 다음 단편이 '오래전 김숙희는'이 김숙희가 바람 핀 상대의 입장에서
경찰관과 김숙희에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어쨌든 다 재밌다.
다음 도서관 갈때 또 있나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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