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차남들의 세계사 - 이기호'를 읽고 나서
깔깔 대며 읽었다.
정말 유쾌하고 웃긴... 하지만 사실은 비극인 이야기.
사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희생양이지만
그 이야기를 어떤 입담 좋은 아저씨가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다.
읽다보면 누가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
사실 버스에서 읽다가 너무 웃겨서 피식피식 웃어서 살짝 민망했다.
차남들의 세계사의 줄거리는...
주인공은 나복만.
우리의 주인공인 나복만은 고아로 태어났다.
모든 고아가 그런것 아니겠지만, 교육을 제대로 받지못했고,
고아원에서는 형들에게 맞고 살며 글을 읽지 목했다.
여자친구의 권유로 택시기사로 일하며 읽고 쓸줄 아는 단어라고는
통닭, 안전운전 등 본인이 했던 일과 관련된 몇개의 단어뿐...
그러던 어느날 나복만은 실수로 길에서 자전거를 탄 한 소년을 차로 치게된다.
고민하던 나복만은 경찰서에가서 자수를 하게 되는데
글을 읽을 줄 몰랐던 복만은 교통과가 아닌 정보과에 가서 자백을 하게 된다.
하필 그때 그는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에게 자백을 하고
그로인해 인생의 엄청난 고난을 겪게 된다.
이로 인해 일어난 일들이다.
사실 이 시대적 배경이 전두환 정권 시절
그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전두환의 친미정책과, 본인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무고한 여러 사람들이 고문과 핍박을 받게 되는데
그 중의 한명이 나복만이다.
물론 참 끔찍한 이야기지만 이야기는 참 유쾌하게 흘러간다.
예를 들자면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 당시
주범들을 숨겨준 신부를 구속하는데
그에대한 묘사를 다음과 같이 한다,
누아르의 주인공(전두환을 말한다)은 그렇게 일갈한 후, 자수를 권유한 최기식 신부의 뒤를 캐기 시작했다...
...중략....
최기식 신부는 이렇게 답변했다. 어떠한 경우라도 고발할 수 없는 게 신부의 입장 아닌가. 그것은 고해성사와도 같은 것이었다.... 최신부의 말을 듣고 나서. 음, 그렇군. 고해성사라니. 그럴 수도 있었겠군, 하고 우리의 누아르 주인공이 고개를 끄덕거렸을 거라고 맏는다면, 당신은 순진하고 아름다운 한 떨기 민들레 같은 사람.... 당신은 우리 독재자의 집념과 능력을 너무 얕잡아 본 것이 틀림없다. 우리의 누아르 주인공은 형네 집(미국을 의미한다)안녕과 평안을 위해서라면 능히 하나님의 손목에도 수갑을 채울 수 있을 만큼 웅대한 배포와 담력을 지닌 분인지라 단칼에,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최 신부를 범인 은닉 및 국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4월 8일 구속해버렸다.
ㅋㅋㅋㅋ 너무 웃겨
특히 당신은 순진하고 아룸다운 한 떨기 민들레 같은 사람ㅋㅋㅋㅋ 이러는게 너무 웃겨
이 외에도 순진한 사람의 묘사를
이 버전의 히아신스 같은 사람, 뭔 꽃같은 사람등으로 비꼬는데
보다가 웃게 된다.
그 외에 여러 인물이 나온다.
주연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의 각각의 인생을 간략히 이야기하는데,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해야 했던 이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들...
누군가의 가해자, 피해자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제목이 차남들의 세계사 인것같다.
꼭 차남들의 세계사처럼
차남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러 사람들의 그 나름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사실 무섭기도하고 슬픈 이야기이지만...
이 시대에는 그랬다.
알지 못해서 벌어지는 참혹한 블랙 코미디
전반적으로 참 재미있다.
아마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보게 될 듯.
추천하자면
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같다.
사실 이런책 읽다보면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솔직히 나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이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인지 책 읽으면서
동시에 검색해봤다.
이런 책이나 영화로 그 관련 이야기를 찾아보면
역사배울 때 좀 더 흥미를 갖게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일단 소설이 재밌고 웃겨ㅎㅎ
쉽게 쉽게 읽힌다.
마지막 안타까운 복만의 인생이 평안하기를